2020. 3. 24. 18:00ㆍ국내머물다/걸어서 전국일주
둘째 날 ~
강진에서 제일 깨끗하다는 프린스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아침 일찍 서둘러 전날 갔던 강진만 생태공원을 지나서 걷기 시작했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몽실몽실 날은 왜 이리도 좋은지...
늘 혼자 걷다가 친한 동생과 걸으니 더 더욱 좋은 거 같다.
강진만 생태공원의 갈대밭을 왼쪽으로 끼고 자전거길을 걷는 내내 마주친 사람이 없다.
너무도 조용한 이곳 ~내 발자국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왠지 민망한 이 기분은 뭐지?
그래도 지나가다 물빠진 강진만 뻘밭에 박힌 배 한 척도 보고...
또 걷다 보면 물가에 몰려있는 철새들 무리도 볼 수 있어서 심심하진 않다.
걷다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다가와...
걷는 내내 식당을 찾아보지만 식당은커녕 구멍가게 하나 보이질 않는다.
있으면 문이 닫혀있거나 장사를 하지 않는 곳~
" 어떻게 된 거지? 이 동네~ 사람이 없다 "
다향소축이란 민박집이 보이고 바로 옆에 다산 찻집과
식당 간판은 있는데 장사를 하는 곳은 한군데도 없다.
결국은 밥 먹는건 잠시 보류하고 다산초당으로 향해 걸었다.
이제부터 다산초당까지 오르막 계단길을 등산하는 마음으로 계속 올라가야 한다.
몇 백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오르면서 씻겨 내려간 흙으로 노출된 나무뿌리가
기름칠을 한 듯 반들반들한 거를 볼 수 있다.
드디어 도착했다.
중년의 부부 일행들이 성지순례로 다산초당까지 찾아서 오신 분들이 있었다.
그중 한쌍의 아내분은 올라오는 내내 숨넘어가는 소리로
"아직 멀었어? 산 타는 거라 말 안 했잖아"를 연거푸 말하고....
" 엉~ 다 왔어~ " 하며 성의 없는 대답만 계속하며 걷는 남편분
결국은 그렇게 남편분에 속아 구두를 신고 산을 타시고는
방명록에 사인을 하고 바로 사라지셨다.
" ㅋㅋㅋㅋ "
다산초당은 조선 후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다산 정약용 선생이 18년간의
유배기간 중 10여 년간 생활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목민심서'를
비롯하여 500여 권의 책을 저술했던 조선 실학의 산실이다.
다산초당 : 도암면 다산 초당길 68-35 / 061.430.3911
점심때를 한참 지나 다산초당 툇마루에 걸터앉아 비상식량인
초코바를 커내 먹으며 허기를 달래 본다.
다산초당에서 내려오자마자 유일하게 문을 연 카페~
카페 이름이 다산초당 가는 길~ 이곳에 오니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다들 우리랑 같은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들어가서 요기할 게 있냐 물어보니 피자가 된다고 한다.
다산초당 가는 길 카페 : 전남 강진군 도암면 다산초당길 25-6 / 061.433.8523
정신없이 피자를 먹다 보니.... 또 인증 사진을 찍는 걸 깜빡했다.
그래서 결국 사진이 없다.
피자집에 마실 나온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얘길 하다 보니
걸어서 강진에서 땅끝까지 가는 우리가 불쌍했는지...
두 번 째날 숙소로 정한 주작산 자연휴양림까지 태워주시겠다 하셨다.
사양은 조금만 하고 날름 아주머니의 친절한 오지랖을 받아들였다.
"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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