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바다로

노모와 함께가는 속초여행

바람의시님 2020. 5. 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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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5  속초 여행

 

 

 

한계령 휴게소

 

2020년 새해가 밝아온지 얼마 안 된 1월 5일 84세 노모와 속초여행을 떠나기 이틀 전~

어디라도 가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했던 나는 어머니께 넌지시 물어봤다.

 

딸내미  : 엄마~~ 어디 가고 싶은데 없어?

어머니  :  음~~~ 몰라. 어디 가고 싶은데? 

딸내미  : 엄마 ~ 내가 먼저 물어봤잖아~ 가고 싶다~ 하는 곳 없냐고?

어머니  :  바다~ 바다가 보고 싶어.

딸내미  :  그래? 그럼 서해로 갈까? 안면도 아님 제부도 갈까?

어머니  : 아니 동해보고 싶어. 동해 가본 지 꽤 됐는데....

딸내미  :  알았어. 우리 속초 가자~

어머니  : 속초? 언제 가는데....

딸내미  :  내일 아침밥 먹고 ~

 

그리고는 부리나케 숙소를 예약하고 그다음 날 아침식사를 두둑이 먹고는 간단하게 짐을 챙겨 출발을 했다.

어머니와 나는 급할 것도 없고 빨리 가야 할 일도 없기 때문에 서울에서 속초까지 가는 길은 양평, 인제를 지나

한계령 고개를 넘어 국도를 타고 유유자적하면서 갔다.

 

낙산해변

우리가 낙산 해수욕장에 도착했을 즈음엔 오후 5시가 안된 시간이었다.

아직 겨울이라 그런지 해가 일찍 떨어지고 멀리 노을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타이밍을 너무 잘 맞춰서 온 건지 바다가 마치 외국이라고 말해도 고지 들을 정도로 바다가 너무 예뻤다.

 

낙산해변의 빨간등대

 

나는 여름바다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겨울바다를 무척 많이 좋아한다.

겨울바다는 사람이 없어서 썰렁하고 왠지 스산하면서 고즈넉하고 센치해지면서 혼자 오면 처량하기까지 한

이 느낌이 나는 너무 좋아하는 거 같다.  아니 즐기는 듯하다.

오랜만에 오는 겨울바다 혼자가 아니어서 센치한 감정을 느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오손도손 어머니와 이런저런 옛날 얘기를 나누며 추억을 한 보따리 만들어서 너무 좋았다.

 

 

낙산해변의 빨간등대

나는 원래 혼자 여행을 한다.

나의 여행의 80%는 혼자 여행, 나머지 20%가 친구들과 또는 가족과 함께 또는 여행에서 만난 친구들과

조인해서 하는 여행이 대부분이다. 우리 어머니도 젊어서는 등산도 자주 다니시고 여행도 좋아하시고

동창 친목계원들과 1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도 다니시고 하셨다.  아버지가 아프시기 20년 전까지는....

20년간의 병시중으로 몸이 묶인 어머니는 친구들도 잘 못 만나시고 오로지 어머니를 위한 시간을 제대로 

편안하게 누리지 못하셨다. 물론 그렇다고 여행을 못 간 건 아니었다... 어머니 혼자의 시간을 못 가지신 거지...

아버지와 같이 가는 가족과의 여행은 가셨으니까.. 말이다.

 

 

낙산해변의 서핑하는 사람들

 

2018년 12월 28일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2019년 6월에 처음으로 나는 어머니와 단둘이 한 달간의

뉴질랜드 여행을 떠났다. 그 이후로 혼자 여행을 잠시 접어두고 어머니와 추억을 쌓을 여행을 자주 갈려고 한다.

그동안 못 누린 어머니에게 보상해드려야 한다는 자식의 도리와 언제인지 모를 그 언젠가 내 곁을 떠나실 어머니와의

추억을 하나라도 더 만들고자 한..... 결국은 철저하게 이기적인 나를 위한 여행 이리라.

 

 

설악대교

 

 

낙산해변에서 나와 숙소인 속초의 더클래스 300으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었다.

속초시장까지 걸어서 가기 위해 차는 숙소에 주차를 하고 속초시장까지 걸어서 갔다. 

거리는 3.7km 한 시간 정도 소요가 되고 우리는 설악대교를 건너 속초시장으로 가는데 나의 어머니는 설악대교를

걸어서 건너는 자체가 너무 재밌고 신나신가 보다. 연신 예쁘다를 연발하신다. 

 

 

설악대교

 

나도 덩달아 신이 난다. 신이나~ 신이나~ 엣 헴~엣 헴 신이나~ 나도 모르게 펭수 노래가 저절로 나온다.

실수로 자체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이 있어 함 올려본다.

 

 

속초시장

 

속초시장에 오니 생각보다 한산하고 사람들이 없고 어느 한정된 먹자골목만이 사람들이 좀 있었다.

 

 

오징어순대

그래도 속초 하면 아바이 순대인데.... 어느 순대집인지 잘 모르겠지만 순대집에 들어가서 오징어순대도 시키고

감자전도 시켜보고 곰배령 옥수수 막걸리도 한잔 마셔본다.

 

 

감자전과 막걸리

 

생각보다 맛있는 막걸리... 술을 못하시는 어머니는 웬일로 맛보기로 한잔을 다 드시고...

나 혼자 막걸리 한통을 마시기에는 배가 부르는 게 단점이다.

물론 오징어순대와 감자전은 따뜻할 때 먹으니 다 맛있었다.

 

 

영금정 낚시터

 

 

전날 한잔을 해서인지 지난밤은 잠을 잘 잔 거 같다.

더클래스 300 호텔 겸 콘도인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조식 포함인 곳으로 식사는 뷔페이다.

아침을 잘 먹고 체크아웃하고 속초 동명항으로 갔다.

영금정 낚시터에 있는 새들~ 바위 위에 앉아 있는 새들이 갈매기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렇게 모여있는 게 신기했다.

 

 

동명항 횟집거리

 

스끼다시천국.... 꼭 그렇게 간판 이름까지 그렇게 지어야만 했나 하는 아쉬움이 있는 간판 이름이다.

더 좋은 이름도 많을 텐데 말이다.

 

 

영금정

 

바닷가 바위 위에 지은 영금정이란 정자가 있는데 흐린 날씨의 바다를 배경으로 서있는 한옥의 단청 때깔이

이렇게나 이쁠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림 같다.

원래 영금정은 정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 지형에 넓게 깔린 바위들에 파도가 부딪칠 때 거문고 소리가 난다고

하여 영금정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일제강점기때 지형이 파손되면서 거문고 소리를

잃었다고 하는 슬픈 역사가 있다.

 

 

영금정

 

그런 아름다운 영금정 정자에서 우리 어머니도 한 포즈를 취해보신다.

 

 

영금정에서 바라본 동명항

정자 오른쪽에는 동명항이 보이고 가운데 멀리 보이는 크루즈는 러시아 또는 일본으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속초항 국제여객터미널이다. 동해항에서만 러시아, 일본을 갈 수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속초에서도 갈 수 있나 보다.

 

 

영금정에서 바라본 동명활어센터

방파제 오른편의 건물은 동명활어센터로 1층에는 갓 잡아온 해산물을 구입을 하면 바로 회를 뜨거나 손질을 해서

2층으로 가지고 가서 자리값을 내고 먹으면 된다.

 

 

동명활어센터
동명활어센터

우리는 어제 못 먹은 대게와 회를 먹기로 했다.

아주머니께서 해삼과 멍게 외에 소라고동을 서비스로 주셔서 대게와 함께 찜통으로 들어갔다.

대게찜과 회를 받아서 야채와 초고추장을 사서 2층으로 가서 맛있게 먹으면 된다.

얼큰하고 맛있는 매운탕도 더불어 함께~ 이 집 매운탕 맛이 제법 일품이다. 

 

 

속초등대 전망대

맛있는 점심 식사를 마치고 속초등대 전망대를 향해 간다.

영금정, 영금정 낚시터 앞에 있는 속초등대 전망대는 '영금정 속초등대 전망대'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속초등대 전망대

 

돌산 위에 있는 속초등대 전망대는 가파른 철제 계단을 걸어서 올라갔다가 내려와야 하는 곳으로 운동부족인

사람들은 조금은 힘들 수도 있겠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설악산 경관과 속초 바다의 해안선과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금강산 자락까지 볼 수 있어 충분히 올라갈만하다.

 

 

속초등대 전망대

 

84세인 우리 어머니도 올라갔다 올 정도이니 다들 한 번쯤은 올라가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구경하실 수 있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내리막길 사진은 동명항 일대가 다 내려 보여서 한눈에 볼 수 있다.

 

 

영금정 낚시터

등대 계단을 내려오면서 영금정 갯바위 낚시터와 수로? 가 보인다.

 

 

미시령

 

속초에서 돌아가는 길은 오랜만에 옛 길인 미시령으로 돌아서 가는데, 내비게이션이 미시령을 찾지를 못한다.

그냥 예전에 다니던 기억을 더듬어 표지판을 보고 가는데 어차피 길은 하나라 그냥 길 따라가면 된다.

 

 

매바위 인공폭포

미시령 고개를 넘어 내려와서 인제 용대리쯤 오니 멀리 매바위 인공폭포의 물을 얼린 빙벽이 나온다.

가다 말고 잠시 주차를 하고 한참을 빙벽 타는 사람들을 구경을 해본다.

 

이곳만이 동토의 왕국인 겨울왕국이다.

두 개의 갈고리를 양손에 들고 두발의 아이젠으로 얼음을 찍으면서 빙벽을 타는 사람들~ 대단하고 멋있다.

저 사람들은 여름엔 암벽을 타고 겨울에는 빙벽을 찾아다니면서 끝없는 도전과 자기와 싸우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세상에는 멋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은 거 같다.

 

 

매바위 인공폭포

그렇게 한참을 넋 놓고 구경을 하다 어머니가 해 떨어지기 전에 빨리 가자고 재촉하셔서 그 자리를 떠나 서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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